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책리뷰] 모모 - 느림, 경청, 자유에 대해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은 이야기

by 오십먹은 보통아빠 2025. 6. 30.
반응형

모모 관련 이미지
모모 (미하엘 엔데 저) 관련 이미지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스스로 씨름하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이 아이는 앞으로 어떤 시간 속에서 살게 될까?”
세상을 지배하는 가치들과 언제나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삶에서 시간은 희소한 자원입니다. 그런데 제가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읽은 후, 그 질문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다루는 책입니다. 아버지로서 저는 제 아이가 배우길 원하는 좋은 습관과 태도를 많이 전달해 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깨닫게 된 것은 제가 사실상 그 아이에게 늘 시간에 쫓기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 키워드: 시간에 따라 사는 삶, 영원에 따라 사는 삶, 시간을 지배하기, 시간과 영원을 향해 다시 꿈꾸기, 시간을 다시 그리고 영원을 위해 다스리기, 천천히 하기, 그것을 늦추기, 미래를 위해 살기, 현재에 사는 것, 영원을 위해 살기, 영원을 위해 속도를 늦추기. 달리기, 배우기, 시간, 기어를 풀어주기, 빠른 속도, 간신히, 아이, 쫓기기, 달리기, 보내기, 쌓기.

이 깨달음이 제게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고, 몇 번의 씨름과 충격들, 제 자신의 불평과 우울에서 오는 정신적인 타격도 함께 왔습니다.

『모모』는 세상의 속도와 다른 박자로 살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아니면 적어도 우리 모두가 그렇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저는 이 책을 통해 배운 시간의 소중함, 선택의 미덕, 그리고 제 아이와 제가 함께 키워가고 싶은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느림: 시간의 흐름을 방해하는 연습에 대한 고찰

『모모』를 처음 읽었을 때, 저를 가장 강하게 사로잡았던 것은 이야기에서 “회색 신사들”이 사람들을 설득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시간을 절약하세요. 쓸모없는 대화는 낭비입니다.”
그들의 말은 우리 문화 곳곳에서 매일 듣는 메시지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습니다. 효율성이 최고의 미덕이 되고 경쟁이 모든 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런 삶에서 아이들에게 느림의 힘을 가르치는 일은 때때로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모모는 달랐습니다. 그녀는 특별히 재능이 있거나 특권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정말로, 진심으로 들어줄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사람들의 삶에 의미 있는 방식으로 자리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로서 저는 언제나 아이에게 뭔가 큰 교훈이나 기술을 제시해야 한다는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매번 함께할 때마다 무언가를 이루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아이가 저에게 질문했을 때, 그냥 휴대폰을 내려두고 아이가 제 눈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던 순간, 혹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함께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그 순간들이야말로 진짜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이 점점 더 빨라지는 가운데, 멈춰 서 있는 데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는 『모모』로부터 그 용기가 부모와 아이가 함께 길러야 할 필수적인 것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시간은 결국 양이 아니라 마음의 박동입니다. 저는 부모라는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아이가 자기만의 속도로 삶을 경험하도록 조용히 기다려주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경청: 진심으로 듣는 것으로 시간을 나누기

모모의 특별한 재능은 온 마음으로 듣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와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중요하고 존중받는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제가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많은 말들이 아니라, 경청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진실된 위로와 지지라는 것을요. 사실 제 아이가 학교 이야기나 친구 이야기를 할 때, 저는 절반은 딴생각을 하며 듣곤 했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고 대답하면서도 제 머릿속은 이미 내일의 일과나 해야 할 일에 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제 눈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빠, 지금 내 얘기 진짜로 안 듣고 있지?”
그 순간 제 마음이 내려앉았습니다. 그 순간에 제가 놓친 것은 단순히 몇 분의 주의가 아니라, 아이의 신뢰와 연결이었습니다. 모모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은 그 사람의 시간에 숨을 불어넣어 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입니다. 그날 저는 결심했습니다. 아이와 대화할 때마다 휴대폰을 내려두고 몸과 마음을 온전히 그 순간에 두기로요. 경청은 누군가에게 “네 이야기가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가장 따뜻한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가 자신이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첫걸음입니다.

자유: 내 시간을 내가 사용하는 권리

그 진정한 가치는 선택의 개념에 있습니다. 모모는 회색 신사들이 제공하는 편안함과 물질주의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릅니다. 부모로서 저는 항상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네 결정을 해”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아이에게 그런 기회를 충분히 주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저는 어린아이와 함께 앉아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걸 하고, 그다음엔 저걸 하자…”
계획을 쭉 적고 있었는데, 아이가 고개를 들어 말했습니다.
“아빠, 그냥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돼?”
그 질문이 이상하게 낯설게 들렸습니다. 언제나 하루는 무언가로 가득 차 있어야 가치 있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모』를 읽으며 저는 배웠습니다. 시간의 가치는 더 많이 갖는 데 있지 않고, 내가 원하는 순간을 스스로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을요. 아이가 자기만의 자유 시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할 때 저는 이제 방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고, 그 책임은 어쩌면 항상 성공하지 못하는 책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실패들조차 아이가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경험이 됩니다.

결론: 머물고, 듣고, 천천히 사랑하는 부모 되기

『모모』를 덮고 나서 저는 단 하나의 분명한 결심을 했습니다. 앞으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단순히 교육이나 효율의 관점으로만 보지 않겠다고요. 아무리 하루가 정신없고 바빠도, 그 순간에도 아이는 자라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싸움은 조급함을 내려놓는 일입니다. 아이가 천천히 자라더라도 괜찮고, 하루에 아무 성취가 없어도 그 하루가 똑같이 소중하다는 걸 진심으로 믿으려 합니다. 이제 저는 더 깊이 깨달았습니다. 사랑은 시간을 함께 나누고 온 마음으로 그 순간에 머무르는 일이라는 것을요.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든, 저는 그 곁에서 묵묵히 기다려주고 싶습니다. 오늘 밤 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네 시간은 네가 원하는 대로 써도 돼. 그리고 네가 어디를 가든, 나는 언제나 네 옆에 있을 거야.”
이 말이 제가 부모로서 지킬 가장 소중한 약속이며, 우리가 함께 천천히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