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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나이 듦에 관하여』 – 노화는 늙음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삶이다

by 오십먹은 보통아빠 2025.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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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에 관하여 관련 이미지
노화는 늙음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삶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더 이상 뛰지 못하고,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으며,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

루이즈 애런슨의 『나이 듦에 관하여(Elderhood)』는 그런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책이다. 그녀는 미국 UCSF 의대 교수이자 30년 넘게 노인 의학을 전공한 전문의이며, 무엇보다 **노인들을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대하는 법**을 아는 이야기꾼이다.

책의 부제는 이렇게 묻는다. “늙어간다는 건 어떤 기회인가?” 단지 병약함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삶 자체를 재정의하는 여정임을 이 책은 강조한다.

1. ‘노화’는 질병이 아니라 삶이다

우리는 종종 노화를 “극복해야 할 문제” 혹은 “숨겨야 할 결점”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 책은 말한다.

“노화는 생물학적이면서 동시에 문화적이고, 개인적인 것이면서도 사회적이다.”

의학적 지식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 의료 시스템의 허점, 노인을 바라보는 가족과 사회의 인식까지 총체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특히, 의료 시스템이 젊은 환자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어 노인을 '불편한 존재'로 취급하거나 '무의미한 치료의 대상'으로 치부하는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2. 나이 든 사람들은 ‘쓸모없지 않다’

저자는 수많은 노인 환자들과의 상담을 통해 이들이 결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80세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치매 진단을 받고도 글을 쓰는 작가, 은퇴 후 지역사회를 돌보는 이웃들… 그들은 단지 젊을 때와 방식이 다를 뿐 여전히 배움과 의미, 기여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이 듦은 가능성이다.” 이 책은 그 한 문장을 수백 페이지에 걸쳐 설득력 있게 펼쳐낸다.

3. 중년의 시선에서 읽는 ‘노화’

나는 50대 중반이다. 아이들이 성장해 집을 떠나고, 일에서도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나 삶의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점이다.

『나이 듦에 관하여』는 이런 나에게 “늙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라, 그 시간을 아무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것이 두렵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노화는 단지 병들고 약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삶의 깊이가 더해지고, 마음이 성숙해지고, 타인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시기라는 사실을 이 책은 따뜻하고 설득력 있게 알려준다.

4. 신앙의 눈으로 바라본 ‘나이 듦’

성경은 나이를 든 사람을 “지혜 있는 자”, “공동체의 장로”, “믿음의 본을 보이는 자”로 묘사한다.

“의인의 길은 새벽빛 같아서 점점 더 밝아져 정오의 빛과 같이 되느니라” (잠언 4:18)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신앙인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빛을 더 내는 존재여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떠올렸다.

몸은 약해지더라도 영은 더욱 강건해지고, 다음 세대를 세우는 지혜를 품을 수 있다면 노년은 오히려 축복이다.

『나이 듦에 관하여』는 바로 그 **축복의 가능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다.

5. 노화를 위한 삶의 준비 리스트

책은 단순히 이론을 나열하지 않는다. 노화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들을 제안한다:

  • 가정에서의 자기 돌봄 루틴 만들기
  • 의료진과의 관계 재정립 – 단순한 치료가 아닌 동반자적 접근
  • 고립되지 않기 위한 지역 공동체 활동
  • 정서적 표현의 확장 – 글쓰기, 상담, 신앙 모임 등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늙는다는 것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갖는 것”을 강조한다.

나이 듦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삶의 질과 존엄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6. 아내와 함께 읽으며 나눈 대화

책을 읽고 아내와 함께 앉아 우리가 어떤 노년을 꿈꾸는지 나눴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노후를 신앙적으로, 감성적으로, 실천적으로 준비하자.” 이 책은 단지 ‘노인’에 관한 책이 아니라 ‘나 자신’에 관한 책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으로만 여겼지만, 이제는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는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7. 마무리하며 – 나이 듦, 우리가 맞이할 삶의 마지막 계절

『나이 듦에 관하여』는 모든 세대를 위한 책이지만 특히 **중년을 통과하는 우리 세대**에게는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지금까지는 일, 성취, 성장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관계, 의미, 그리고 존재의 무게를 돌아봐야 할 때다.

노화는 끝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시작이며,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준비하는 자만이 지혜롭게 늙어갈 수 있다.

책을 덮으며 다짐한다. 나는 내 삶의 마지막 계절을 조용히 사라지는 사람으로 살기보다, 끝까지 의미를 남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나이 듦에 관하여』는 그런 삶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반드시 읽혀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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