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나를 위해 살고 싶다.”
50대가 되면서 나도 모르게 자주 되뇌는 말이다. 젊은 시절에는 가족, 직장, 사회적 시선에 매여 늘 ‘나를 내려놓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이들은 자라서 독립을 준비하고, 직장에서도 ‘중심’이 아닌 ‘뒤를 받치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남을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으로 시선을 돌려도 되지 않을까?
『오십부터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우리 세대에게 명확하고도 따뜻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책이다.
1. 중년, 더 이상 참지 않아도 되는 나이
저자 오츠카 히사시는 일본 리쿠르트 출신의 커리어 컨설턴트이자 다수의 중년 대상 심리서로 알려진 작가다.
그는 말한다. “인생 전반전이 타인을 위한 삶이었다면, 후반전은 나 자신을 위한 삶이 되어야 한다.”
이기적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벗겨내고, 자기 선택과 자율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50대 이후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한다.
지금껏 ‘좋은 가장’, ‘성실한 직장인’, ‘조용한 신자’로 모범적인 역할에만 몰두해 왔다면 이제는 나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살펴야 할 때다.
2. “나답게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책은 수많은 중년 독자들이 놓치고 있는 ‘자기다움’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
예를 들어, 오랜 시간 회사 일에 치여 개인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 사람이 퇴근 후 산책과 독서의 시간을 회복하며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나의 현재와 겹쳐졌다.
나는 매일 아침, 10분이라도 나만의 루틴을 갖기 시작했다. 커피 한 잔과 말씀 묵상, 그리고 짧은 일기. 그 작은 시간이 내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주는 첫걸음이 되었다.
3. 신앙인으로서 ‘이기적’인 삶은 가능한가?
처음에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는 제목이 신앙인으로서 마음에 걸렸다.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 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이기적이라는 말이 단순한 ‘자기중심성’이 아니라, 자기 존중과 진실된 삶을 위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각자의 달란트와 인생을 맡기셨고, 그것을 책임감 있게 살피고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청지기의 삶이다.
그렇기에 “하나님 안에서 나답게 사는 삶”은 결코 자기중심적인 삶이 아니라, 정직하고 균형 잡힌 삶이라고 느꼈다.
4. 나이 듦과 자유의 방정식
책은 50대 이후를 ‘자유의 시작점’으로 표현한다. 이전까지는 해야 할 일이 삶을 지배했지만,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 그동안 하지 못했던 취미 활동
- 미뤄두었던 여행이나 자기 공부
- 삶의 우선순위 재정렬
그리고 이런 삶은 단순한 여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정체성의 재정립’이라는 점에서 더 깊이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삶을 책임지기 시작할 때, 비로소 진짜 자유가 찾아온다.”
5. 아내와 나누는 새로운 대화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내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우리, 이제부터는 각자 하고 싶은 일 하나씩 해보자.”
아내는 글을 쓰고 싶어 했고, 나는 평소 배우고 싶었던 영상 편집을 시작했다. 우리의 대화에는 ‘허용’이 아닌 ‘지지’가 담겨 있었다.
이기적으로 산다는 건 결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사람이 타인도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뒤늦게 깨달았다.
6. 마무리하며 – 50대는 늦은 나이가 아니라 적절한 시기
우리는 늘 무언가를 위해 ‘참고’, ‘기다리며’ 살아왔다. 하지만 인생 후반전의 가장 큰 실수는 여전히 그 자세를 반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괜찮다. 조금 더 나를 위해 살아도. 내 감정에 솔직해져도. 남의 시선보다 내 평안을 더 중요하게 여겨도.
『오십부터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는 그 허락을 구체적으로 내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신앙과 사랑과 책임이 동행한다면 그것은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