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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가공범: 완벽한 범죄 뒤에 숨겨진 인간 본성의 민낯 (히가시노 게이고 저)

by 오십먹은 보통아빠 202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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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범 책 표지 이미지
가공범 (히가시노 게이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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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풀리지 않는 의문,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은?

히가시노 게이고. 이 이름 석 자만으로도 이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리 소설의 대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히 범인을 찾는 과정을 넘어, 인간 본성의 깊숙한 곳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통찰을 선사하죠. 이번에 제가 읽은 『가공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완벽하게 짜인 듯 보이는 범죄, 그러나 어딘가 미묘하게 어긋나는 퍼즐 조각들. 저는 장애인 복지사로 일하며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를 매일 마주하는데, 이 소설은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다양한 층위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기묘한 살인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증거는 명확하고 범인도 특정된 듯 보이지만, 사건의 이면에는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됩니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가공범』은 독자를 사건의 미궁 속으로 끌어들이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범죄'의 정의와 '인간 심리'의 복잡성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1. '범죄'의 허상과 그 뒤에 숨겨진 '진짜' 범죄

소설 『가공범』은 독자들이 예측하기 힘든 반전으로 가득합니다. 초반부에는 명백해 보이는 범죄와 범인의 모습이 제시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 '명백함'이 사실은 교묘하게 가공된 허상이었음이 드러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범죄의 물리적인 증거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의 감정, 욕망, 그리고 관계의 복잡성을 끈질기게 파고듭니다.

저 역시 장애인 복지사로 일하며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이면에 숨겨진 다양한 사연들을 접하곤 합니다. 때로는 겉으로 보이는 '문제 행동'이 사실은 깊은 상처나 욕구 불만의 표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저의 경험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우리가 눈앞에서 보는 '범죄'는 어쩌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허상일 수도 있고, 그 뒤에 숨겨진 더 큰 비극이나 진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섬뜩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섣부른 판단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게 합니다.


2.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섬세한 심리 묘사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진가는 단순히 트릭을 푸는 것을 넘어, 등장인물들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있습니다. 『가공범』 속 인물들은 각자의 비밀과 욕망, 그리고 어두운 과거를 품고 있습니다.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왜 그런 선택으로 이어졌는지, 어떤 심리적 동기가 작용했는지 작가는 치밀하게 그려냅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 선의로 시작된 행동이 예상치 못한 비극을 초래하는 아이러니 등은 저를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때때로 서로의 마음을 전부 헤아리기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물며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의 심리는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는 독자들이 인물들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고뇌와 갈등을 함께 느끼도록 이끌며, 인간 본성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인간 심리의 미로와 본성
가면 뒤에 숨겨진 진실,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복잡한가?


3. 정의란 무엇인가: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추리 소설

『가공범』은 단순한 추리 소설을 넘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독자에게 던집니다. 과연 법적인 처벌만이 유일한 정의일까요? 때로는 법의 테두리 밖에서 이루어지는 응징이 더 정의로울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이러한 윤리적 딜레마를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탐색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저는 늘 '사랑'과 '용서', 그리고 '정의'에 대해 고민합니다. 장애인 복지사로서 약한 이들을 돕는 것도 결국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작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늘 선과 악이 명확하게 나뉘지 않고, 때로는 선의조차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이 책은 '가장 옳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주며, 독자 스스로 답을 찾아보도록 유도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범죄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정의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결론: 히가시노 게이고가 던지는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은 왜 그가 '추리 소설의 제왕'이라 불리는지 다시 한번 증명하는 작품입니다. 그는 치밀한 플롯과 예측 불가능한 반전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동시에, 인간 심리의 깊은 곳과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날카롭게 해부합니다. 평범한 아빠이자 기독교인, 그리고 장애인 복지사로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마주하는 저에게 이 책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습니다.

이 소설은 단숨에 읽히는 흡인력을 가졌지만,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만약 당신이 단순한 범죄 소설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고 싶다면 『가공범』은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당신도 이 복잡한 인간 세상의 '가공된' 진실들을 파헤쳐보는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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