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때론 멈추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그런 우리에게 ‘꼭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인생의 정답은 없으며, 타인의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기보다는 내 마음의 속도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특히 50대 이후, 가족과 사회에서 역할을 다해온 아버지 세대에게는 더더욱 깊은 공감을 주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이 책은 열심히 사느라 미처 나를 돌아보지 못한 이들에게 ‘그동안 수고했어요’라고 말해주는, 조용한 격려와도 같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내게 던지는 질문
50이 넘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을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회에서 자리 잡기 위해, 나보다 모두를 앞세우며 달려왔던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참 많이도 애썼습니다. 때로는 내 감정을 무시했고,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뤘으며, 실은 왜 살아야 하는지조차 잊고 살았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던 어느 날, 하완 작가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목부터 나를 붙잡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나 얘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펼쳐보니 예상보다 더 깊고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열심히 살지 말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왜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아왔는가'를 돌아보게 합니다. 나답게 살아가는 삶이란 무엇인지, 타인의 기준에서 벗어난 인생은 어떤 모습일지를 성찰하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 나처럼 책임과 역할에 치여 살아온 중년 남성들에게는, 이 책이 감정의 숨구멍이자 마음의 쉼터가 되어 줄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열심히보다 중요한 '나답게'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열심히'라는 단어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였습니다. 하완 작가는 우리 사회가 무조건 열심히 사는 것을 미덕처럼 여긴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열심 속에는 누군가의 기준, 누군가의 잣대에 맞추려는 피로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저 역시 열심히 살았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책 속에는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마음속 깊은 불안과 회의가 담담하게 적혀 있습니다. ‘조금 덜 가져도 괜찮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말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며 어떻게 나다움을 지켜갈 수 있을까'를 묻는 문장이 더욱 와 닿았습니다. 작가는 우리에게 ‘쉬어도 괜찮다’, ‘잠깐 멈춰도 인생은 계속된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중년 이후의 삶을 다시 설계하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한 태도임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나에게 ‘다시 나를 살펴볼 시간’을 선물했습니다.
이제는 나를 위한 삶을 살아볼 시간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마음속에 조용한 울림이 남았습니다. 그동안 나를 너무 몰아세우며 살았다는 자각과 함께, 이제는 조금 느긋하게, 그리고 나답게 살아도 되지 않겠냐는 허락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우리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완전한 그대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말해줍니다. 50대 이후의 삶은 젊을 때처럼 치열한 경쟁이 중심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시기야말로 내면의 평화를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맞는 속도로 걸어가는 삶,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이 진짜 행복이라는 사실을 책을 통해 배웠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쯤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거창하지 않아도, 나를 위한 소소한 실천이라면 충분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제게 '당신의 인생도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따뜻한 친구였습니다. 혹시 지금 당신도 지쳤다면, 이 책이 분명 위로와 용기가 되어 줄 것입니다.